건축물 이야기

[터키 / 돌마바흐체 궁전(Dolmabahçe Palace)] 오스만 제국 쇠퇴기의 화려한 사치

옛날이야기 2024. 12. 20. 12:49

 

돌마바흐체 궁전(Dolmabahçe Palace)은 터키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에 위치한 궁전으로, 오스만 제국 시대에 건축된 가장 웅장한 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이 궁전은 1843년부터 1856년 사이에 건설되었으며, 제국의 31대 술탄인 압뒬메지트 1세(Abdülmecid I)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1. 건축 당시 오스만 제국의 상황

돌마바흐체 궁전의 건축은 19세기 중반 탄지마트(Tanzimat) 개혁 시기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탄지마트 개혁은 오스만 제국의 서구화 및 근대화를 목표로 한 일련의 개혁 운동으로, 행정, 법률, 군사,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럽의 모델을 따르고자 했습니다.

  • 유럽과의 경쟁: 이 시기, 오스만 제국은 유럽 열강과의 정치적·경제적 경쟁 속에서 쇠퇴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술탄은 제국의 위상을 보여주기 위해 화려한 궁전을 건축하여 유럽식 근대성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 서구 문명의 영향: 돌마바흐체 궁전은 이슬람 전통 건축양식에서 벗어나 유럽의 신고전주의, 바로크, 로코코 양식을 받아들임으로써 제국의 개혁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반영하려 했습니다.

2. 건축물 양식의 특징

돌마바흐체 궁전은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융합된 독특한 사례로 꼽힙니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혼합 건축 양식:
    • 유럽의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요소와 오스만 제국 전통이 조화를 이룹니다.
    • 내부는 유럽풍 장식과 대리석, 금박, 크리스털 샹들리에로 꾸며졌습니다.

 

 

 

  • 대칭성과 화려함:
    • 궁전의 설계는 철저히 대칭적이며, 세부 장식은 매우 정교하고 섬세합니다.
    • 내부에는 14톤에 달하는 금이 사용되었으며, 특히 궁전의 메인 홀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걸려 있습니다. 
      대칭적인 구조의 돌마바흐체 궁전과 메인홀의 크리스탈 샹들리에
     
  • 보스포루스 해협을 향한 위치:
    • 궁전의 파사드는 바다를 향해 있으며, 이는 제국의 해상 권력을 상징합니다.

3. 돌마바흐체 건축 이후

  1. 경제적 부담과 논란:
    • 돌마바흐체 궁전의 건축비용은 당시 오스만 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었습니다. 약 5백만 오스만 금화가 소요되었으며, 이는 제국의 국가 부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 궁전의 화려함과 사치스러운 스타일은 일부에서는 술탄이 백성의 고통을 외면하고 사치에 몰두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2. 아타튀르크의 마지막 거처:
    • 터키 공화국의 창립자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그의 마지막 날을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보냈습니다. 1938년 11월 10일, 아타튀르크는 이 궁전에서 사망했으며, 현재 그의 사망 시간을 기리기 위해 궁전의 모든 시계는 9시 5분에 멈춰져 있습니다.
  3. 돌마바흐체라는 이름의 의미:
    • "돌마(Dolma)"는 '채워진'을, "바흐체(Bahçe)"는 '정원'을 의미합니다. 궁전이 세워진 자리는 원래 바다였으나, 땅을 메워 만든 정원이었기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습니다.